삼색 AA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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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18:34

깨끗한 방. 하나의 책상과 간이침대를 제외하고는 오래되어 보이는 책들로 가득 찬 책장밖에 없는 방.

그곳에 한 남성이 희미한 숨소리를 내며 누워있었고 그런 그를 그녀는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아. 또 무리를 하고……."

그녀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남성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안타까운 듯이 말을 했다.

그녀의 표정에는 원래의 활발함과 장난스러운 기운은 없었고, 단지 걱정스러움만이 가득 하였다.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면을 하고 있음에도 피곤함에 지친 듯 한 표정, 살짝 야위어 보이는 몸,

거칠고 부스스한 머리, 무엇보다 눈 아래 물감이라도 떨어뜨린 듯 하게 선명한 다크써클.

도대체 어떻게 하면 다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뭐, 그의 평소 행실을 생각하면 3~4일정도 밤새면서 일했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가지만…….

오히려 쉽게 상상이 되기 때문에 그녀는 더욱 그가 걱정이 되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걱정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는데……."

  ---

내가 유노군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깨달은 것은 오늘 눈을 뜬 직후였다.

침대에서 혼자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에 제일 처음 생각난 사람이 바로 유노군이었다.

친한 친구라든가 상사라든가 동생 같은 아이들이라든가가 아니라

단지 그만이 자신의 머릿속과 마음속을 채웠다.

얼굴을 보고 싶다.

목소리를 듣고 싶다.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다.

지금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계속 내 옆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약간 추운 아침 공기 속에서 머리와 마음이 그에게 점령당하면서

문득 자신이 이렇게나 유노를 좋아하게 되었구나 하고 깨달아 버렸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를 좋아하게 된 걸까?

처음에는 크로노가 부탁한 자료를 받기 위해서 무한서고에 들리면

힘들다는 것이 훤히 보여도 환히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그가 약간 신경 쓰이는 정도였다.

그 후 그 모습이 안쓰러워 억지로 쉬게 하기 위해서 종종 무한서고를 방문하면서 조금씩 신경 쓰이는 정도가 늘어났다.

어느 샌가 그가 피곤할 때 내가 와서 그를 억지로 쉬게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고 그 역시도 꼭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가 무한서고에 오는 빈도도 점점 늘어갔다.

꼭 휴식이 필요할 때가 아니더라도 잘 지내는지를 보고 싶어서 조금씩 찾아가고

그때 보여주는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져서 찾아갔다.

그러면서 그의 상담이 있다면 응하고 그는 나의 푸념을 들어주고 쉬는 날에는 같이 쇼핑을 하는 일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일의 몰두한 그의 얼굴을 보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그를 내가 놀리고 그가 화내기도 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위로 받기도 하고, 그가 울 때 역으로 내가 위로해주기도 하고,

그의 고향과 내 고향을 같이 가보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그와의 추억은 샐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불어나있었다.

이 수많은 추억을 생각해보아도 정확히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아니 모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기 따위는 없었다.

명확하게 좋아하게 된 시기 같은 것 없이 서서히 그의 옆이 편해지고 그의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해지고,

따뜻한 봄바람을 맞아 잠에 빠지듯이 어느 샌가 모르게 그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이다.

"으음~."

옆에서 지친 듯 하지만 동시에 편안한 듯 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쉬게 할 때는 이렇게 무방비 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간 정도는 기대를 해도 좋은 걸까?

그렇다면 좋을 텐데…….

"으음, 으으으~~."

"아, 깼어?"

"아, 에이미 씨."

정말로 이 웃는 얼굴이 나만을 향해 있는 것이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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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적으니까 글 솜씨가 아주 엉망이 되었군요.
머리속을 맴돌고 쓰고 싶은 표현은 많은데 정리가 안돼서 개판 5분전…….
유노는 은근히 활발하면서 보조에 능한 에이미가 의외로 어울릴 것 같습니다.
본편에서 차라리 이렇게 이어지지…….
아 참고로 당연하지만 여기에서는 에이미와 크로노는 사귀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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