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AA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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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00:19

또 그녀가 찾아왔다. 무섭다 내가 사는 곳은 어떻게 알고서 찾아오는 것일까.

벌써 2번째 나의 집을 방문했다. 두 번 다 없는 척을 하며 넘겼지만 그것도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무섭다. 무섭다.

주변의 이야기를 듣자면 그녀는 단순히 나의 지혜를 빌리러 왔다고 하니 그렇게 무서워 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나,

그녀가 올 때마다 집 앞에서 느껴지는 광기가 나를 너무나도 무섭게 한다.

아니 굳이 말하자면 소름끼치게 한다. 마치 거미줄에 걸려 반항조차 못하는 나를 거미가 상냥히 쓰다듬는 느낌.

상냥하지만 약간만 빗겨나가도 내 목을 꺾어 버릴 것 같은 그 손길의 느낌이라니…….

그렇기에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다. 문 넘어 벽 넘어 느껴지는 것이 저 정도니 직접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피곤하다.

그 소름끼치는 기운 때문에 꾸는 악몽으로 인해 요즘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했던 것이 화근인지 졸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피곤하다면 꿈을 아예 꾸지 않고 잘 수 있겠지. 자도록 하자.

.

.

.

.

"크윽……."

어떻게 된 거지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온몸을 누르는 듯 한 위압감, 무엇인가가 온몸을 훑듯이 감싸는 기분.

이 두 가지 느낌 때문에 잠에서 깨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불쾌함과 함께 잠에서 깨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그토록 두려워한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아버렸다.


"너무 피곤하신 듯 하여서 깨우지는 않았습니다. 푹 쉬셨는지요."


어째서 그녀가 이곳에 있는 거지? 문도 잠겨 있는데?


"제자 분께서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제자 분께서 깨우려 하였지만 저희 때문에 수면을 방해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매우 편안한 얼굴로 주무시고 있어서 주무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분이 좋더군요."


그 말은 내가 자는 동안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 불쾌한 기분은 그녀 때문인 건가.

지금도 그 기운 때문에 온몸에 식은땀이 멈추지 않는다.


"무슨 용무로 이 보잘것없는 이를 찾아오셨는지요."


정말 무엇 때문에 온 것일지. 들은 이야기로 알고는 있지만 제발 그것은 아니었으면 한다.

이 사람 옆에서 지혜를 빌려주며 살면 난 얼마 가지 못 해서 기운이 빠져 죽을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저에게 지혜를 빌려주시겠습니까? 제갈공명."


역시 이것인가. 하지만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다.


"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유비현덕님께 어울리는 존재는 따로 있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됐다. 상대를 존중해주는 거절.

이것이면 소문으로 들려오던 유비현덕이라면 순순히 물러나겠지.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녀의 옆에 보디가드처럼 생기신 어떤 여성분이 청룡언월도로 보이는 무기를 내 목에 갖다 대었다.


"대단하지도 못한 녀석이 내 주인을 3번씩이나 방문하게 만들고 감히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게 했다는 것이냐!"


어라? 이거 위험해. 내 행동이 유비현덕을 무시한 것으로 생각된 모양이다.


"관우, 무기를 치워라."

"하지만……."

"우리는 이분을 모시러 온 거지. 해하려온 것이 아니다.

제갈공명께서 겸손하셔서 자신을 낮추셨지만 내 눈에는 이분만큼 우리에게 필요한 분은 없다.

아니면 내 안목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아닙니다."

"제 아우들이 이러니 한 번만 더 묻겠습니다. 저에게 지혜를 빌려 주시겠습니까?"


음, 이것을 거절하면 나는 유비 현덕에게 무안을 주는 것과


동시에 그녀는 내가 지혜를 빌려주기에는 수준이 낮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

또는 그녀의 안목이 좋지 못한 것이라 모욕한 것이 되어 관우운장에게 목이 날아가는 겁니까?

이 분 정말로 인덕을 우선시 한다던 유비현덕이 맞습니까?

누가 나 좀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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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얀데레 기운이 풍기는 유비…….
그냥 삼고초려가 떠올라서
삼고초려 -> 3번이나 찾아감 -> 스토커 -> 얀데레
라는 사고를 거쳐서 나온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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