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AA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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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17:31

매일매일 자신이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서 일하고

그 노동의 대가를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만화에 사용하며 즐겁게 살던 그였다.

그런 그가 그렇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단순히 술 취한 김에 한 담력자랑으로 베란다 창문의 안전 울타리에 걸치고

밖으로 몸을 내밀다가 울타리 자체가 떨어지는 바람에 사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

"하아, 간단히 말해 자살인거냐?"

"사고입니다! 자살 따위는 할생각도 없었다고요."


눈을 뜨자마자 눈앞의 귀여운 여자 아이모습의 염라가 '넌 이미 죽어있다.'라고 하며 죽음을 선고한 것까지는 좋다 이거야.

일단 떨어지는 도중에 살 수 없다는 것을 반쯤 각오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보더니만 다짜고짜 자살이라고 말하다니! 난 죽을 생각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었다고!


"어이, 자살이란 스스로를 죽인 것을 말해. 네가 스스로 죽을 요소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니까, 네 죽음은 자살로 분류된다고.
 거기다가 사고사 따위는 우리 기준에 없다고, 있는 것이라고는 자살, 타살, 자연사뿐이야."

"하지만 자살이라면 왠지 제가 세상이 싫어서 일부로 죽은 것 같잖아요. 차라리 자연사로 체크해줘요."

"그만 좀 툴툴대 사내자식이. 그렇게 자살이라는 말이 싫냐?"


툴툴거리지 않게 생겼냐! 자살이라는 선고를 받으면 왠지 사회 부적응자 같잖아!

난 오타쿠여서 그렇지 사회생활은 아주 잘하고 살았다고 친구도 많았고, 번듯하게 직장도 다니고 있다고!

이것을 말로 했다가는 처음에 눈떠서 반말할 때 맞은 것처럼 맞을까봐 말은 못하지만 한껏 불평을 담아 노려봐주지.


"눈깔아 이 쟛샤. 하긴 싫을 만도 하지. 자살이면 지옥도 천국도 못가고 만화 같은데 빙의해서 신들의 장난감으로 굴러야 하니까.
 그럼 일단 자연사로 해주마."


What? 뭐라 굽쇼? 지금 만화 속으로 빙의해서 주인공으로 우하우하하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자살을 선택하면 주시겠다는 겁니까.

지금 2차원으로 진입할 방법을 내가 내 손으로 없애려고 하고 있단 말입니까?!


"잠깐!!!!"

"뭐냐?"


우아, 능글능글 이라는 글자가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를 짓다니 이 사람 분명히 성격 꼬였어.

멈출 거라는 걸 분명히 알고 나를 떠보고 있는 거야.


"그냥, 자살로 해주세요."

"하아, 네 성격을 볼 때 그럴 줄 알았지만 괜찮겠냐? 만화 속으로 들어가서 끝이 아니라 있는 데로 굴려 질 텐데?"

"괜찮습니다."


단순히 굴려 질것을 걱정해서 내가 이런 기회를 포기할쏘냐!

물론 죽거나 하면 억울하겠지만 오랜 시간동안 팬픽을 읽은 끝에 나도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신이라고 해도 그들은 절대 초강적을 내놓지는 않는다. 이유? 간단하다.

이야기가 시작했는데 주인공이 시작과 동시에 죽어버리는 소설이나 만화 따위를 재미있게 보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약점을 갖고 있거나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은 주어져서

이야기를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도록 굴려야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

즉 상당한 깡다구만 있으면 굴려져도 나름 잘 살 수 있다는 거지.


"그렇다면 일단 지금 자리가 빈 곳이 fate에 있으니까. 거기로 가라.
 조건은 대화재에서 키리츠쿠가 시로를 구해낸 시점의 시로로 능력은 원래 시로와 동일할거다."


우하하하, 드디어 2차원으로 진입이구나! 그것도 fate!

시로와 동일한 능력이라도 강화 대신에 투영을 연마하고 스위치를 넣는 방법을

키리츠구에게 배우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시작할 수 있겠지.

기다려라 사쿠라, 린, 이리야 그 외의 조연, 오리캐 등이여!

  ---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떤 전통 일본가옥에서 붉은 머리색을 가진 소년이 중얼거렸다.

머리가 붉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디까지나 평범하게 생긴 이 소년은


지금 심각한 분위기를 풍겨내며 자신의 방구석에서 궁시렁댔다.


"으으, 게임을 하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설마 이것이 제일 처음 관문이 될 줄은……."


소년은 지금 하나의 문제에 봉착했다.

원래 굴려질 것을 예상을 하고 있었다지만 설마 이런 식의 관문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그는 절망하고 있었다.


"키리츠구가 마술을 가르쳐 주지 않아!!"


지금부터 키리츠구에게 마술을 배우려는 그의 발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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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지 않습니다.
게임 상 키리츠구가 시로에게 마술을 안 가르치려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팬픽마다 거의 항상 빙의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마술을 배우길래 한 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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