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AA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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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01:23

'탁'

그것은 매우 작은 소리였다. 하지만 그 소리와 함께 벌어진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후우, 이것으로 이 녀석도 처지완료. 이제 남은 것은 둘뿐인가."

아군은 대부분 죽어버리고 남아있는 것은 둘뿐 하지만 저쪽진영은 거의 다 멀쩡히 살아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거지. 

  ---

사건은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 이 곳에 오면서 시작되었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군. 네놈 때문에 우리 쪽은 상당히 죽어나 가고 있는 데 크로노라는 네 이름만 들리면 모두가 이를 갈 정도로"

이 녀석이 왜 이런 곳에 온 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곳에 올 이유가 없었다.

아니 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떻게 온 거지 넌 그곳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을 텐데……."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모두가 도와 줬지. 너한테 한방 먹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다들 흥이 올라 도와주더군. 너 너무 원한을 많이 사는 거 아냐? 그러다가 한번 큰일 난다고."

"그건 그렇다 치고 무엇 때문에 온 거지? 그딴 시시한 농담을 하러온 것은 아닐 텐데?"

"별로 대단한 것은 없고 약간의 게임과 복수를 하려고 말이야. 그 내기를 잊은 건 아니겠지."

그리고 그는 그 물건을 꺼냈다.

그 물건은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 물건으로 그것을 보자 나도 모르게 코웃음이 흘러 나왔다.

"그런 물건으로 날 이길 생각하는 건가? 이래 뵈도 최전방에서 부하들을 지위하며 싸워 온 나다.

네놈은 복수를 하기는커녕 나한테 무릎 꿇고 울면서 빌어야겠군."

난 당연히 내가 이길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고 날 이기기 위해 저런 물건을 가져온 그를 오히려 동정까지 해버렸다.

누구보다 방심은 결정적 패배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

그 결과가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것이다.

앗, 잠깐 회상하는 동안 마지막 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마저 당하고 말았다.

"이런 이런 갑자기 한눈을 팔다니 어떻게 된 거냐?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지기라도 한 건가? 항복한다면 받아주지."

크윽, 말도 저따위로 해서 아픈 부분을 파고들다니.. 아무튼 절대로 좋아질 수 없는 녀석이다,

저 녀석은. 안 돼 이딴 식으로 동요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실제 최전방에서는 혼자 싸우는 일도 완전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런 일로 저 녀석에게 항복하고 무릎을 꿇을 순 없어!!!

"항복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래그래, 그렇겠지. 네가 끝나기도 전에 나한테 항복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니 오히려 항복을 외쳤으면 네가 가짜라고 판단하고 진짜 깜장 제독을 찾으러 돌아갔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말이야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거지? 이쪽은 대다수가 말짱하지만, 그 쪽은 달랑 한명.

게다가 증원도 불러오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인정하긴 싫지만 이 상황은 나에게 너무 불리하다.

상대방의 수가 적으면 끝까지 도망만 치다가 무승부까지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저 녀석이 실수로 대형을 무너뜨리면 그 틈을 공략해서 어떻게 상대의 수를 줄이고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녀석은 그런 나의 기대도 모른 체 실수 한 번 없이


서서히 거미가 거미줄에 걸린 곤충을 감싸듯 천천히 포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저항도 마지막이 다가왔다. 녀석이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이걸로 체크메이트인가.. 후우, 과연 최전방에서 부하를 지위했다는 말은 허풍이 아니군.

나름 자신을 가지고 찾아 온 나를 이렇게까지 고생시키다니 하지만 그것도 이걸로 끝났어."

아니 이렇게 질순 없다. 이번에 진다면…….


뒤에는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펼쳐질 것을 훤히 아는 이상 최후까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봐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하기 싫은 것일지라도!

그러니까....그러니까!!!!!!!!

 

 

 

 

 

 

 

 

 

 

"하....한 수만 물러줘!"

"거절한다."

"야 이 [자율규제]한 페럿자식이!!!!!!!!"

"내기 체스에서 무르기가 어딧냐? 자, 이걸로 네가 밥사는 거다. 이번에 아주 비싸고 맛있는 집을 알아 뒀으니까 가자."

뭐 비싼 집이라고? 이 자식 내가 이번 달에 약간 지름을 많이 한 걸 알고 일부로 이러는 거냐!!

위..위험해 이번 달도 낭비하면 에이미가 용돈을 깎는다고 했단 말이야!!

바..방법이 없을까? 그래 도망이다. 도망치는 거야!!

'타닷'

"야! 어딜 도망치는 거냐!"

  ---

그 후 본국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사서장과 하라오운 제독이라던가,

울면서 사서장에 체인바인드에 묶여 끌려가는 하라오운 제독이라던가,

'안 돼! 어떻게 해! 내가..내가 빈털터리라니!! 유노 이놈!!!'이라는 묘한 패러디를 하며

울고 있는 하라오운 제독을 본 국원이 있는 이야기가 떠돌지만 사실을 확인 할 수는 없었다.


  ---

번외1

그 곳에는 무거운 공기와 함께 죄지은 한 사람과 추궁하는 한 사람의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아니, 용돈을 적게 준 것도 아니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알맞게 줬는데 용돈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용돈이 부족하다는 거야?"

침묵을 깬 것은 추궁하는 사람 크로노 제독의 아내 에이미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끼고 아꼈는데 갑자기 페럿유노녀석이 예고도 없이 날 비싼 레스토랑에 억지로 끌고 들어가서


우릴 고생시켰으니까 한 턱 쏴라 어쩌라 하면서 돈이 부족하다는 데도 강제로 나에게 계산을 떠넘기는 바람에……."

물론 내기 체스였으니까 받아들인 크로노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걸 그대로 말했다가는 벌 받는데다가 용돈이 왕창 깎인다는 것을 아는 크로노는

과장까지 섞어 자신은 잘못 없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유노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려 했다.

물론 유노의 성격을 아는 에이미가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과장된 것을 깎아 해석

할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크로노에게는 이것 밖에는 살아날 길이 없었다.

그리고 그 에이미의 반응은 거짓을 간파하여 혼내거나 주의만 주고 끝낼 거라는 크로노의 단순한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어머! 잘했네."

"?!"

"안 그래도 요즘 알프가 유노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어머니나 내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했어.


앞으로 유노에게 밥 좀 자주 사주도록 해. 유노가 바쁜 거 대부분이 당신이 과도하게 의뢰해서 잖아 그 정도 돈은 더 줄께."

라고 하면서 에이미는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방을 나갔고 크로노는 용서 받은 것에 대해 안심해야 할지

자신의 아내가 자신보다 유노에게 더 신경 쓴다는 것에 화를 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다가

다음에 유노에게 의뢰할 때 의뢰 양을 늘리고 기간을 짧게 해서 복수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악순환은 계속된다.

  ---

번외2

"후...후후....후후후후....그렇군. 이거 생각지도 못한 발견이야. 본국을 전체를 사용해서 '나 잡아봐라'를 하다니.


거기다가 아내까지 있는 크로노군와 구속플레이라는 하드한 플레이로 불륜을 저지르다니 유노군도 제법 하는군."

"그러게요. 거기다가 울며 반항하는 크로노군을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끌고 가는 저 자태. 수일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다가


이런 적극적인 공의 모습을 보여주다니 이것을 소재로 동인지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그 날 저녁 샤멀을 찾던 비타와 린포스Ⅱ가 작업실이라 적혀있는 방에서 하야테와 샤멀이 위와 같은 말을 하며


공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껴 하루 종일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덜덜 떨다가

다음날 자피라에게 놀러온 알프에게 상황을 말해 알프가 한동안 유노에게 동정을 눈길을 보냈지만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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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낚시소재가 떠올라 초반 분위기를 시리어스인 듯이 쓰고 제목을 그럴싸하게 붙여 써 봤습니다.
참고로 낚이신 분께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전 속였을지언정 거짓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
분명 크로노의 (금전적)위기니까요.
참고로 유노의 말투에 트집을 잡으실지 모르나 제 안에서는 크로노를 상대할 때의 유노는 저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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